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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드라마 리뷰] 괜찮아 사랑이야_우리는 모두 어딘가 이상하니까

by 이왕 사는 거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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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인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괜찮아 사랑이야 는 가벼운 불안장애부터 투렛증후군, 조현병까지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드러내 놓고 다루지 않았던 신경정신과적 건강을 소재로 한 드라마 입니다. 과거 에도 그래왔고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 짐에 따라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건강차원으로 다루는 것을 어색해 하거나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한국사회에서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개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던 무렵 방영되었습니다. 그것도 다양한 신경정신과의 병리학적 증상을 자연스러우면서도 가볍게 꺼내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보면서 많은 용기와 위로를 받았던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내용과 대사, 전달하는 메시지가 모두 좋아 가장 처음으로 추천하는 괜찮아 사랑이야 의 드라마 리뷰를 시작합니다.  

 

드라마-괜찮아-사랑이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기본 정보

제목          괜찮아 사랑이야

출연          조인성, 공효진, 성동일, 이광수, 도경수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제작사       지티엔터테인먼트/ CJ E&M

방송 기간    2014.07.23 ~ 2014.09.11 / 16부작

다시 보기    티빙(TVING), 웨이브(wavve), SBS 등 (넷플리스 종료)

공식 소개    작은 몸의 상처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면서 마음의 병은 무덤덤하게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사랑과 삶을 되짚어 보는 이야기

 

로맨틱 멘탈 클리닉 드라마  

 쿨하고 시크한 성격의 해수(공효진 분)는 공감능력은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통찰력이 있고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신경정신과 선배이자 해수의 첫사랑이며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동민(성동일 분)과 친한 동생 수광(이광수 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재열(조인성 분)은 잔인하기 그지없는 추리소설로 스타덤에 오른 유명작가이자 라디오 DJ입니다. 해수와 재열은 TV 토론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데, 해수는 말만 번지르하고 깐족거리는 재열의 모습을 보며 재수 없는 사람이라며 싫어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던 재열은 본인이 세를 내주었던 집, 그러니까 해수가 살고 있는 그 집에 찾아가게 되고 해수와 그 친구들 그리고 재열까지 네 사람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이 후에 전개되는 이 드라마의 로맨스적 서사는 사실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가 그러하듯 해수와 재열은 처음에는 티격태격 하지만 일련의 우연과 사연이 겹쳐 끝내 애틋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인공 설명 과정에서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정상 의 정상성

 까칠하고 강할 것만 같은 해수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이성과 신체적 접촉을 시도할 때마다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경미한 공황에 빠지기까지 하는 불안장애 환자 입니다. 서른이 다 되어서야 각고의 노력 끝에 남자 친구와 키스까지 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을 정도입니다.

 

 성숙한 자아에 위트까지 보유한 스타작가 재열조현병 환자 입니다. 그는 상처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자아(도경수 분)를 만들어 내고 무의식 중에 죽음을 향해 나아갑니다. 동민은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혼한 전처를 모질게 끊어내지 못하고 있고, 수광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미 없는 단어들을 반복하여 내뱉게 되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그 밖에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주요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상처와 약간의 '비정상 적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 모두 비정상 적인 면모를 제외하고는 정상입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희경 작가가 택한 장치가 바로 신경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해수와 동민은 이론적으로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성숙한 전문가들이지만 그들조차도 자신들의 상처 혹은 문제를 외면하기도 방치하기도 합니다. 해수가 그렇듯, 동민이 그렇듯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조차 마음의 상처와 병리학적 증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잘 숨기고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각자의 과거와 기억,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러니 내가 그렇듯 타인 역시도 나름대로의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서로 이해해 주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도 타인도 모두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며 성장해 나가는 존재들 이니까요. 

  

당황스러웠지만 불쾌하지 않았던 솔직함

 이 드라마가 지닌 또 하나의 특별함은 바로 솔직함 입니다. 아직까지도 그렇지만 근 10년 전 우리나라는 신경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더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방영되었던 이 드라마는 서로의 비정상 적인 증상들을 그리 심각하게 다루거나 추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광의 뚜렛증후군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하고 해수의 불안증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극복해 나갑니다.

 

 그동안 외면하고 감추려고 했던 주제들을 표면에 꺼내고 가볍게 환기시키며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아주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중파 드라마임에도 성에 대해서 꽤나 솔직한 표현들이 나옵니다. 품행장애를 앓고 있는 청소년(이성경 분)에게 성교육을 해준다던지, 성에 대한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해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한다던지 하는 지점들이 그렇습니다. 공효진 배우가 본래 가지고 있는 솔직한 이미지가 장점으로 작용한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놓쳐선 안되는 명대사의 향연과 OST

 누군가 인생 최고의 드라마를 물을 때마다, 약간의 고민 끝에 나오는 답변은 아직까지도 '괜찮아 사랑이야' 입니다. 지금도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가 오면 한 번씩 다시 정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주옥같은 대사가 너무나 많았어서 다 나열하기도 어렵지만 제 마음에 남았던 몇 가지 대사만 적어 봅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 세상에서 벌어지는 오만가지 마음 아픈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너희집에도 사람이 살다보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해

 

 30년을 뛰어넘고 싶었어. 환자들이 미워하던 엄마를 사랑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병을, 상처를 뛰어넘을 때
수십 년간 어두웠던 얼굴이  한순간 환한 빛처럼 빛나는 걸 보면서 
 과연 그 기분이 뭘까 나도 정말 알고 싶었어. 

    (언젠가 길고 힘들었던 시기 끝에 정말 같은 생각을 하다가 너무 공감이 되었던 대사였습니다.)

 

우리 모두 환자다. 감기를 앓듯 마음의 병은 수시로 찾아온다. 그걸 인정하고 서로가 아프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아름다워 질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다비치가 열창한 OST "괜찮아 사랑이야"도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당히 아름다우면서도 애틋한 이 노래는 드라마의 전개와 정말 잘 어울립니다.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날 꼭 한번 들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드라마의 후반으로 갈 수록 해수와 재열의 사랑은 애틋하게 진행됩니다. 사랑을 키워 나가며 해수는 불안증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재열도 자신의 상처를 서서히 잊어가는 듯합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죄책감' 이라는 감정입니다. '죄책감'은 생각보다 강력한 감정이어서 때때로 큰 마음의 병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재열은 어릴 적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형이 감옥에 가는 것을 방관하였습니다. 그런 재열의 마음 속에는 형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크고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수를 통해 행복을 느낄수록 재열이 가진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재열의 무의식을 지배하게 됩니다. 결국 재열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무의식이 짜 놓은 완벽하고 위험한 죽음의 시나리오대로 스스로를 몰고 갑니다.

 

 극도의 상처와 아픔을 지닌 한 인간(재열)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장치와 이를 해체하고 극복하는 과정.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각자의 위치에서 온 힘을 다하는 해수와 재열의 모습.

 

이런 주인공들을  나의 마음도 돌아보게 되는 드라마,

우리 모두는 어딘가 한 군데쯤은 이상하기에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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