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는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 입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삶이 힘겨워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핑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어느덧 어른이라는 단어가 더 자연스러운 나이가 된 저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 드라마 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조금은 먹먹하면서도 힐링이 되는 나의 아저씨 의 드라마 리뷰 를 시작하겠습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기본 정보
제목 나의 아저씨
출연 이선균, 이지은, 고두심, 박호산, 송새벽, 오나라, 이지아
극본 박혜영
연출 김원석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
방송 기간 2018.03.21 ~ 2018.05.17
공식 소개 삶의 무게를 버티며 묵묵하게 살아가는 아저씨와
거친 삶을 살아 온 아직 어린 성인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
좋은 어른 이란 누구인가
박동훈(이선균 분)은 정치나 요령이랑은 거리가 멀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회사원입니다. 건축구조기술사라는 전문 지식과 성실함으로 부장 자리까지 오른 우직한 인물입니다. 대기업 부장에 변호사 아내, 유학 중인 아들까지 딱히 부족함은 없지만 신용불량자인 형과 삼류 영화감독인 동생, 두 형제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언제나 돈은 부족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회사의 박동운 상무(정해균 분)를 자르기 위해 조작 된 뇌물이 이름이 비슷한 동훈에게 잘못 배달됩니다.
지안(이지안 분)은 동훈과 같은 사무실의 파견직 사원입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며 살아가는 손녀 가장입니다. 아버지의 사채 빚을 물려받아 이자와 폭력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갑니다. 할머니 부양은 손녀의 의무가 아니므로 무료 요양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부모의 빚은 자식이 물려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좋은 어른 이 주변에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지안에게 세상은 모두 적대적인 대상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안은 우연히 동훈이 뇌물을 배달받은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 뒷배에 실제로 동훈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대표이사 도준영(김영민 분)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지안은 박동훈 부장과 박동운 상무를 모두 잘리게 작업해 주겠다며 준영과 거래를 하고 동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도청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동훈을 도청하며 지안은 대기업 부장에 완벽해 보이기만 하던 그의 삶에도 수많은 균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지 만은 않다는 것, 다른 사람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 갑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감싸 주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동훈을 보며 세상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게 됩니다. 드라마 후반 부에서는 동훈이 지안의 모든 비밀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그녀의 모든 아픔을 감싸 줍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어른 으로서 지안을 돕고 보호해주며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내력과 외력의 싸움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설정은 '모든 일상을 도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안이 동훈을 '좋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도청은 범죄입니다. 내가 당한다고 생각하면 매우 소름 끼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게 되고 한 인간의 진짜 속마음을 알 수밖에 없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동훈은 자신의 망가진 내면의 마음까지 모두 듣고도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지안에게 '고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이게 가능할까 싶지만, 동훈은 지안을 진심으로 안쓰럽게 생각합니다. 21살이면 이미 성인이기는 하지만, 그 나이까지 지안은 제대로 된 성인의 보호 없이 혼자서 폭력과 가난, 평균보다 무거운 삶의 무게에 맞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동훈은 지안의 모든 행동을 용서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방치되어 자라 온 한 아이에 대한 미안한 감정 혹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동훈 뿐만이 아니라 동훈이 살고 있는 후계리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후계리 사람들은 대부분 한 때 잘 나갔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닙니다. 극 중에서 유라(나라 분)는 그들을 '망가졌다'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소박하고 매일같이 모여 웃고 나누며 살아갑니다. 돌아오지 않을 이를 기다리는 정희(오나라 분)도 가진 거 없는 상훈(박호산 분)도 모두 지안을 살뜰히 챙깁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안이 할머니의 장례식을 후계리 사람들이 다 같이 치러내는 장면은 정말 따듯합니다.
동훈은 덤덤한 말투로 위로라기보다 자신의 생각들을 말합니다. 지안에게 직접 말하기도 하고 혼자서 하는 말을 지안이 도청하기도 합니다. 그런 동훈의 모든 말에는 악의 혹은 다른 뜻이 담겨 있지 않아 지안뿐만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큰 안정감을 느끼게 합니다. 동훈은 건축구조기술사답게 모든 건축물들은 내력과 외력의 싸움이며 인생도 그렇다 말하는데요, 정말 내공의 힘이 느껴지는 인물이며 좋은 어른 임에 분명한 인물입니다.
나의 아저씨 에 얽힌 논란
이 드라마가 방영되며 함께 나왔던 논란이 있었습니다. 극 중 21세인 지안과 45세인 동훈의 관계가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드라마를 제대로 본 사람들이 한 말이 맞나 라는 큰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극 중에서 지안이 동훈을 회사에서 잘리게 하기 위해 일부러 상황을 연출해 내려고 하기도 했고, 동훈으로부터 위로를 받아 많이 의지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될 정도로 이성적인 감정이 오갔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나 어른으로서 동훈은 언제나 지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고 지안이 혹시라도 어른에게 의지하고 싶은 어린 마음을 혼돈할 수 있는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큰 논란은 바로 맥주 거품 논란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 장면을 보면서 당시에 동훈에게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드라마 내내 거의 매 화 술을 마시는 동훈인데 지안에게 맥주를 아래 사진과 같이 따르는 걸 보며 참을 수 없었는데요.. 다행히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선균 배우가 나와 이지은 배우가 술이 약해서 거품 쪽을 마실 수 있도록 일부러 배려한 것이라는 해명을 직접 해주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명대사와 OST
이 드라마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마음을 울리는 대사와 OST입니다. 주로 동훈의 대사에서 많이 나오는데요, 저에게는 너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괜찮다는 말. 외부의 상황보다 자기 내부의 힘이 더 세면 이기는 거라는 말. 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았지만, 생각나는 몇 개만 남겨 봅니다.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냐.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OST는 'Sondia - 어른'입니다. 멜로디와 가사가 애절하다기보다 서글픈 느낌인데 마음에 와닿습니다.
아이유 님 목소리인 줄 알았는데 아예 다른 가수여서 조금 놀랐습니다.
지친 날, 위로가 필요한 날 차분하게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오랜만에 OST를 들으며 나의 아저씨 드라마 리뷰 를 마칩니다.
'드라마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리뷰] 환혼 _로맨스 판타지 사극, 결방과 환혼 시즌2 까지 (0) | 2022.08.11 |
---|---|
[드라마 리뷰] 디어 마이 프렌즈_니들이 인생 맛을 알아? (0) | 2022.08.10 |
[드라마 리뷰] 빅마우스 _볼수록 매력있는, 이종석 배우 복귀작 (0) | 2022.08.10 |
[드라마 리뷰] 아스달 연대기 _ 거대한 세계관은 이어질 수 있을까 (0) | 2022.08.09 |
[드라마 리뷰] 괜찮아 사랑이야_우리는 모두 어딘가 이상하니까 (0) | 2022.08.07 |
댓글